2020 미국 대선 D-1, 군 병력 꽉 들어찬 워싱턴…시민들 “경험해보지 못한 취임식”

2020 미국 대선 D-1, 군 병력 꽉 들어찬 워싱턴…시민들 “경험해보지 못한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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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철조망 너머로 보이는 미 국회의사당. 2021.1.19 | Angela Weiss/AFP via Getty Images=연합

(사진2)2021년 1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거리를 주방위군이 순찰하고 있다. | Spencer Platt/Getty Images

(사진3)2021년 1월 19일(현지시각) 워싱턴 시내를 주방위군 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 Stephanie Keith/Getty Images

(사진4)2021년 1월 15일(현지시각) 워싱턴 14번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봉쇄됐다. | Charlotte Cuthbertson/The Epoch Times

(사진5)2021년 1월 15일 워싱턴의 의사당 건물 (샬롯 커트버트슨/에포타임스)


미국 수도 워싱턴DC가 경험해보지 못한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철저하고 대대적인 보안조치, 대규모 군 병력의 시가지 주둔, 여기에 전염병 방역까지. 오는 20일 역사상 어떤 대통령과도 같지 않은 취임식이 조 바이든 당선자를 기다리고 있다.


50개 주에서 파병된 2만5천 명의 주방위군이 국회의사당 주변에 배치된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군보다 2천 명 이상 큰 규모다. 중무장한 이들에게는 국회의사당과 시내 치안 유지를 위해 무력 사용이 허가됐다.


19일(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가 찾아간 워싱턴 시내 곳곳에는 바리게이드트가 들어섰고, 도로에는 수십 곳 이상 통행 금지구간이 설정됐다.


시내 요충지마다 설치된 보안 검색대에서는 군인들이 행인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취임식을 앞둔 새로운 행정부 출범이라는 기대와 활력은 오간 데 없고 버려진 유령도시처럼 고요했다.


종종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다수 시민은 실내에 머무는 듯했다.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높이 약 2.5m의 차단벽으로 완전히 둘러싸였고 벽 위쪽에는 철조망이 설치됐다.


관계당국은 지난 6일 발생한 국회의사당 습격사건의 반복을 우려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가 만나본 국가안보 및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방위작전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일부는 “지나친 감이 없진 않다”고 했다.


미 안보정책센터의 수석 전략분석가인 마이클 월러는 “군 병력의 워싱턴 주둔은 전례 없는 일이다. 병력증대를 위한 작전 지원은 잘 된 것 같다. 그렇더라도 상한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월러 분석가는 “상·하원 지도부가 진작 안보에 주의하고, 워싱턴 시장이 6일 사태 발생 전 트럼프 행정부의 도움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없었을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 앞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치안 유지를 위한 주방위군 투입을 제안했지만, 투입을 요청할 결정권자인 워싱턴DC 뮤리얼 바우저 시장은 이를 거절했다.


월러 분석가는 “경계 근무 중인 군인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다들 위협 수준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소총에는 탄약도 장전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며 “취임식 경비작전은 과도하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거대한 군사력에 대해 경고했는데, 이번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월러 분석가가 ‘좋지 않은 선례’라고 우려한 부분에 대해서는 워싱턴 시장 바우저의 발언도 귀담아 들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바우저 시장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취임식이 끝나면 대규모 보안조치가 해제될 것인지 질문받자 “대통령 취임 후에도 워싱턴은 강화된 보안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뉴노멀(new normal)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워싱턴 시내에서 지속적인 정권 반대 시위가 벌어지리라 예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강화된 보안이 워싱턴의 일상이 되리라는 발언이다.


한 퇴역 군 장교는 “군사 작전과 국가안보는 과잉대응하는 성향이 있다”며 “지난 6일 사태를 돌아본다면 경비병력 추가는 필요해 보인다. 다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2만 명이 넘는 주방위군은 과한 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트럼프 지지자 수십만 명이 취임식날 워싱턴으로 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위험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봤다.


반면, 이번 보안조치를 정당하게 평가한 전문가도 있었다.


대테러 전문가인 로버트 벙커는 “남북전쟁이나 1932년 참전용사들의 항의 행진 당시 워싱턴을 향한 위협 수준이 높아졌을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병력이 주둔했다”며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벙커는 의사당 습격사건을 거론하며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식 때 추가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대규모 주방위군의 존재는 충분히 정당하다”고 했다.


당국은 15일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21일까지 시내 주요 공공시설 임시 폐쇄조치를 내렸다. 의사장 주변 13개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버스, 전차 등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으며 자전거 주행도 금지했다.


클라리온 정보 네트워크의 국가안보 분석책임자 라이언 마우로는 온라인 상에서 극단주의적 발언들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극단주의자들의 전쟁이라는 새로운 위협 환경에 처해있다”는 말로 주방위군 주둔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마우로는 좌우 진영과 인종갈등 등 모든 면에서 정치적 악마화, 히스테리가 극단적인 폭력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극단주의자들은 이번 취임식을 갈등의 클라이막스로 여긴다. 취임식을 계기로 내전과 전국적인 반란이 번지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될 올해 취임식은 매우 낯선 광경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 당선자가 국회의사당 야외 계단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전통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수십만 명의 미국인들이 몰리는 펜실베이니아 대로의 시가행진은 취소됐고 가상 행진으로 대체됐다. 취임식 무도회도 취소됐다. 백악관 근처의 관람석도 해체됐다. 가장 작은 취임식으로 치러진다.


미주리대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미첼 매키니 소장은 “전례 없는 안보 조치와 취임식에 실리는 무게감으로 인해 바이든의 취임식 연설에 더 높은 관심이 집중된다”고 했다.


맥키니 소장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단결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전 위기가 고조됐던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취임 연설 등을 언급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바이든이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 다른 민주당 후보들과 달리 ‘상대방과의 협력’을 통한 통합의지를 강조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현재 분열과 적개심이라는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제 단결과 극복은 바이든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미국 제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는 1801년 제퍼슨이 취임하기 전에 워싱턴을 떠났다.


제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 역시 후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거부하며 하루 전날 워싱턴을 떠났으며, 마틴 밴 뷰런과 앤드류 존슨 전 대통령도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보지 않았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도 바이든 취임식 불참을 선언했다.


워싱턴 시민들은 강화된 보안 조치에 대체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워싱턴에 오래 거주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보안이 과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안전감을 느낀다. 다만, 좀비 영화나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기는 하다. 이런 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시내에 거주하는 시민 브룩 바마르는 “군대의 주둔이 적절하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안전하다고 느낀다”며 “다들 이 상황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일시적인 상황이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아파트에서 국회의사당이 보인다고 말한 한 시민은 “취임식을 보러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파트에서 TV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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