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 대선 미 국가정보국장, 의회에 서한 “중국이 2020년 선거에 개입 시도”
CIA 지도부, 정보 분석가들에게 중국 개입 보고서 철회 압력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장(DNI)이 2020년 미 대선에 중국이 간섭했으며, 정보기관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반대 입장 때문에 이를 축소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7일 의회에 보낸 3쪽 분량의 서한에서 “정치적 고려나 압력과는 무관하게,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 출처에 근거할 때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은 2020년 미 연방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고 밝혔다(서한 PDF).
랫클리프 국장은 또 미 중앙정보국(CIA) 지도부가 중국의 선거 개입 분석 결과를 철회하도록 정보 분석가들에게 압력을 넣었으며, 일부 분석가들 스스로도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중국의 선거 개입 보고를 주저했다고 전했다.
전날 미 상원 정보 선택위원회(SSCI)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며 “이는 정보 분석 수칙 B의 ‘정치적 고려 독립성(IRTPA 섹션 1019)’ 위반”이라고 랫클리프 국장은 덧붙였다(보고서 PDF)
그가 인용한 보고서는 미 정보공동체(IC)의 배리 줄라우프 분석 감찰관이 작성한 14쪽 분량 보고서다. 이는 “정보의 정치화 여부를 독립적으로 검토해달라”는 마르코 루비오 SSCI 위원장의 작년 10월 요청에 대한 답변서 차원이다.
랫클리프 국장의 서한과 줄라우프 감찰관의 보고서는 미 정치전문매체 워싱턴이그제미너가 17일 전문을 공개했다. 지난 7일 관련 보도를 낸 지 열흘 만이다.
줄라우프 감찰관은 분석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며 정보의 정치화를 일부 시인했다.
그는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활동에 대해서는 ‘명백한 선거 방해’로 규정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같은 평가를 내리는 데에 주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 원인을 정보공동체 지도부나 분석가들의 잘못 대신 최근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 분위기에 돌렸다.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라 외부 압력에 맞서다가 조성된 현상으로 풀이했다.
‘고객’인 정부 기관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관한 보고서에 좋은 평가를 하지 않자 지도부가 제출을 꺼리게 됐고, 분석가들은 자기 보고서가 전달되지 않는 상황에 불만을 품게 됐다고 줄라우프 감찰관은 설명하며 이를 “위로부터의 정보 정치화”라고 묘사했다.
서한과 보고서에는 중국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다.
줄라우프 감찰관은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 요청을 국가정보국으로 재전송했고, 국가정보국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또한, 국가정보국은 해당 문서 내용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3일 CBS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오늘날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 민주주의와 자유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베이징(중공 지도부)은 미국과 지구의 나머지 지역을 경제적, 군사적 그리고 기술적으로 지배하려고 한다”면서 “중국의 여러 국책 프로젝트와 주요 기업은 중공의 활동을 위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는 지난 7일 조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자로 인증했다. 앞서 두 달간 트럼프 대통령은 위헌적인 선거법 개정, 불법적인 투표 가능성을 주장하며 7개 주에서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