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쇼핑몰·카페 찾는 시민들…코로나19 방역 어쩌나
13일 정오 무렵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에 주말 나들이객은 자취를 감췄다. 돗자리나 먹거리를 판매하기 위해 모여든 각종 노점들이 무색해 보였다.
비슷한 시각 영등포구 한 복합쇼핑몰. 냉방장치가 가동돼 서늘한 실내에 인파가 모여 북적였다. 시민들은 날씨에 맞는 여름옷을 사기 위해, 또는 그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쇼핑몰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수도권의 방역강화조치가 최근 무기한 연장됐지만 이날 서울 시내 다중이용시설에는 여전히 인파가 모였다.
영등포구 한 복합쇼핑몰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는 방문객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계절이 여름으로 접어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무더운 야외보다 냉방장치가 가동되는 서늘한 실내를 선호한 결과로 보인다.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쇼핑몰을 찾았다는 김정수씨(23·가명)는 "오늘은 옷을 사기 위해서 찾았지만, 다른 목적으로 여가를 보내기 위해서였어도 야외보다는 실내를 찾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밖은 너무 더운데 쇼핑몰이 아무래도 더 시원하다"고 덧붙였다.
바뀐 계절에 여름옷을 사려 쇼핑몰을 찾은 시민도 많았다. 박모씨(19)는 "감염 걱정은 당연히 된다"면서도 "집에만 있기가 너무 답답하기도 했고 여름 옷도 사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남모씨(36)도 "여기가 매장이 많이 모여있으니까 편하기도 해 여름 옷 사러 왔다"고 말했다.
이 쇼핑몰 인근 카페에도 사람이 많이 몰려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카페 역시 냉방장치를 가동하는데다 시원한 음료까지 마실 수 있기 때문에 더위를 피해 카페로 향한 시민이 많았던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만큼 이날 다수 시민과 쇼핑몰·카페 점원들은 마스크를 썼다. 다만 곳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 모습도 목격됐다.
시민들은 쇼핑을 하면서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마시기 위해 종종 마스크를 내렸다. 음료를 마시지 않더라도 숨쉬기 답답했는지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코를 드러내며 쇼핑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일부는 마스크를 손에 든 채였다.
카페에서도 시민들은 음료와 디저트를 먹기 위해 마스크를 내렸고 가까이 붙어 앉아 일행과 대화를 나눴다.
무더위로 시원한 '실내 선호'가 강해지며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이 밀폐·밀집·밀접의 '3밀' 장소인데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도 있어 코로나19가 언제 퍼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내 냉방으로 공기가 넓게 확산돼 코로나19 감염원인 비말도 더 멀리 전파될 수 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냉방장치나 공기청정기 같은 경우 공기를 흡입해 배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말이 더 멀리 날아간다는 것은 입증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다중이용시설을 가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방문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반드시 밀착해 착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할 때는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덥다고 코는 내리고 마스크로 입만 가리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안 된다. 코를 꼭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